왕실이 인종차별을 하는 건지 묻는 거였죠? 난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들이 무슨 이유로 그런 태도를 갖나요? 그들은 풀라니 여사가 유색인종인 걸 알고 초대했어요. (네, 스승님) 그녀를 초대했는데 어떻게 인종차별주의자일 수 있죠? 그들이 그녀를 초대했죠. (네) 허시 부인이 일이 너무 커졌다고 느끼고 그렇게 중요한 손님을 불쾌하게 만든 것이 미안해서 그만뒀겠죠.
여러분이 다른 인종의 사람들과 함께 지내거나 어울린다면 그 사이에서 눈에 띄는 건 당연해요. (네, 스승님. 네) 일부 야생동물주민들의 경우도 그래요. 내가 전에 보지 못한 어떤 동물주민을 봤을 때처럼요. 나는 그나 그녀가 어떤 동물주민인지 몰랐어요. 그래서 조수에게 부탁했죠. 『어떤 류의 동물주민인지 인터넷에서 찾아봐줘요』 내가 종차별주의자라서 그런 게 아니죠? (네) 그래요. 그러자 그가 말했죠. 『비버입니다』 예를 들면요. 『비버가 뭐죠? 보통 무엇을 하죠?』 등등을 묻죠. (네, 스승님) 그냥 궁금해서요. 전에 본 적이 없으니까요.
우리가 사는 곳이나 가는 곳마다 이런 야생동물 주민을 보는 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때론 이름을 알아도 잊어버리죠. 그래서 내 조수나 누구에게 인터넷에서 검색해달라고 부탁했죠. 『그나 그녀에 대해 좀 더 알아봐 줘요. 또한 새끼들은 어떻게 키우는지도요』 『그들은 매일 물속에서 헤엄치며 나뭇가지들을 주워다가 댐을 만듭니다』 『추워하진 않나요?』 등등이요. 그럼 그들이 내게 이것저것을 설명해 줍니다. 그들이 사는 방식 등을요. 그게 내가 종차별주의자란 의미는 아니죠. 난 궁금했을 뿐이에요. 너무 사랑스러워 그나 그녀에 대해 좀 더 알아야 했던 거죠. 그 당시엔 성별도 몰랐거든요. (네, 스승님) (이해합니다)
때로 사람들은 너무 솔직해요. 누군가를 받아들이고 서로 어울리기 위해선 먼저 소소한 대화부터 나눠야 하는데 어떤 이들은 곧바로 묻죠. 너무 단도직입적이죠. 내 데이트 상대처럼요. 내가 차에 앉자마자 곧바로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죠. 아주 좋은 사람이었는데 서툴렀던 거예요. 어쨌든 그와는 데이트를 계속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만약 데이트를 하게 되면… 여러분은 남자니까 내가 가르쳐 줄게요. 그래요. 숙녀에게는 이렇게 말해야 해요. 『오늘 당신 의상이 참 마음에 들어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워 보이네요』 예를 들면 그래요. 『오, 세상에, 당신 머리가 너무 아름답군요. 당신 반지가 맘에 드네요. 당신 신발은, 와! 어디서 산 거죠?』라고 하세요. 어디서 왔는지 묻지 말고 신발을 어디서 샀는지를 물으세요, 알겠죠? (네) 혹은 귀걸이가 보인다면… 『오, 맙소사. 와. 정말 잘 어울리네요. 어디서 샀죠?』라고 하세요.
그리고 천천히 저녁식사를 하거나 음료를 마시거나 하면서 이렇게 말하는 거죠. 『내 생각에 당신은 태국인 같은데 아닐 수도 있겠네요. 당신이 너무 아름다워서요. 어디 출신인지 모르겠으니 내가 제대로 알도록 말해주겠어요?』 내가 남자라면 그렇게 말했을 거예요. 내가 만일 어느 숙녀를 좋아했다면 난 그녀가 편안하고 모든 면에서 존중받는다고 느끼게 해줬을 거예요. 곧바로 어디서 왔냐고 묻지 않고요. (네, 스승님) (네) 하지만 그때 난 젊었죠.
지금은 무슨 말이나 하지만 전에는 그들이 입만 열어도 물으려고 하는 걸 눈치채고 머릿속으로 미리 대답 목록을 작성했죠. 마치 경찰의 심문에 답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절대 내가 칭하이 무상사라고 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들이 계속 내 직업을 물어본다면 난 선생님이라고 답할 겁니다. 『아직도 가르치나요?』 『아뇨, 은퇴했어요』 사실이에요. 난 교사였지만 지금은 그 일을 그만뒀으니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죠.
그리고 너무 따분해지면 『실례해요, 화장실에 좀 가야겠어요』라는 식으로 말을 하겠죠. 아니면 다른 음료를 가지러 가든가요. 언짢아하는 대신에요. 난 그들이 물어봐야만 하는 걸 아니까요. 그들도 어쩔 수 없는 거죠. (네, 스승님) 모임 전체에서 유일하게 그 사람만 그렇게 보인다면 사람들이 질문하는 것도 당연해요. (네, 스승님)
내 데이트 상대가 했던 것처럼요. 『그냥 대화를 하려던 것뿐입니다』 그래요. 다만 시작이 잘못됐던 것뿐이죠. 내 생각에는요. 그는 내 기분을 이해할 수 없었던 거예요. 그를 탓할 수는 없죠. 그는 어울락(베트남)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니까요. 전쟁도 겪어보지 않았고 길거리나 강 옆에 죽어있는 시신을 본 적도 없죠. 혹은 수백만의 동포들이 나라를 탈출했는데 도중에 죽거나 혹은 바다에서 해적에게 강간이나 약탈을 당했다는 기사를 본 적도 없고요. 또 난민캠프에서 거지와 다름없는 취급을 당하는 걸 보지도 않았고요. 그러니 내 기분을 이해할 수 없었을 테죠. 그 모든 걸 겪지 않았으니까요. 내가 그에게 물었다면 그는 아주 자랑스럽게 말했겠죠. 『난 미국인이에요』 『영국인이에요』 『프랑스인이에요』 (네, 스승님) 자신이 미국인이나 영국인, 프랑스인이라고 말하는 건 절대 부끄러울 게 없죠.
난 너무 창피했어요. 나도 어쩔 수 없었죠. 난 어쩔 수 없었어요! 어떤 상처들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치유되지 않죠. 특히 심리적 상처는요. 알다시피, 전쟁은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죠. (네, 스승님) 정말 너무 수치스러웠죠. 심지어 내 시에도 썼죠. 『난 너무 수치스럽다』 그게 뭐였더라? 잊었어요. 아주 오래전이었거든요. 『또이늑냐보이까똰테져이 본응안남반 히엔뇨이띰더우 타쩯뎀나이쫑 응웁뚜땀또이 꼰헌망쭝텐 버이안쩬맏꼬이디아꺼우』 난 온 세상이 너무 부끄럽다고 했어요. 우린 4천 년의 문화를 지녔다는 걸 떠올렸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그건 그 앞에 썼어요. 긴 시예요. 이건 그냥 마지막 문장이에요. 난 『죽는 게 낫다』고 했죠.
자기 형제들의 손에 의해 감옥에 갇힌 한 죄수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거예요. 어떤 사람의 이야기인데 그는 북부의 어울락(베트남)인들이 남부로 온다고 해서 신이 나 있었죠. 자신의 형제를 다시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의 형제는 상대편 병사였기 때문에 그를 감옥에 가뒀어요. 그 이야기를 소재로 시를 쓴 거지만 나도 무척 창피했죠. 그래서 난 그 죄수가 계속 살아서 같은 국적을 지닌 채 세상을 마주하느니 차라리 오늘밤 죽어버리는 게 낫다고 한 거죠. 그와 비슷한 말이었어요. 난 정말 창피했거든요.
그 당시 나는 아직 미혼이었고 아주 젊었어요. 아직 많이 어렸죠. 그 당시 난 아직 스무 살도 채 안 됐었죠.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스물이 넘었을 수도 있어요. 그리 나이가 많진 않았어요. 그리고 그 시는 진심에서 나온 거였죠. 창피했거든요. 왜냐하면 내 동포들이 밖에 나가서 거지처럼 곳곳에서 무시 받는다고 느꼈으니까요. (네, 스승님) 모든 곳이 그랬던 건 아니에요. 물론 그들은 최선을 다했죠. 세상은 난민을 수용하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하지만 모든 곳이 다 똑같진 않았어요. 행정 직원들이 다 달랐으니까요. (네, 스승님. 이해합니다) 그들 중 일부는 자기 나라에 외국인이 오는 걸 싫어했죠. 게다가 난민들은 그들에게 일종의 짐이었으니까요. 그 나라가 별로 부유하지 못하다면요. 어울락(베트남)인들은 가깝기 때문에 그 나라로 간 거였어요. 아니면 배가 파손되어 죽기 전에 그 해안으로 헤엄쳐 갔거나 (네) 했던 겁니다. 그들은 거기서 무시를 당했어요. 친절하고 존중하는 태도는 아니었죠.
난 여러 다른 난민캠프에 가봤는데 영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여러 군데 캠프의 난민들을 찾아가 볼수록 더욱 부끄럽게 느껴졌죠. 마음속 깊이 수치심과 슬픔이 느껴졌어요. 이제 내가 왜 그 남자에게 언성을 높였는지 알겠죠. 『그런 건 묻지 말아요!』 (네, 스승님. 이해합니다)
어쩌면 풀라니 여사도 비슷한 상황이었을 수 있죠. 사람들은 모두 달라요. 당신의 질문은 왕실이 인종차별을 하는 건지 묻는 거였죠? 난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들이 무슨 이유로 그런 태도를 갖겠어요? 그들은 풀라니 여사가 유색인종인 걸 알고 초대했어요. (네, 스승님) 그녀를 초대했는데 어떻게 인종차별주의자일 수 있죠? 그들이 그녀를 초대했죠. (네) 그래서 레이디 허시는 일이 너무 커졌다고 느끼고 그렇게 중요한 손님을 불쾌하게 만든 것이 미안해서 그만뒀을 거예요. 아니면 그들이 그만두라고 하고 그녀를 해고했겠죠. 그래서 그녀도 안됐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자신이 풀라니 여사에게 했던 그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전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우린 서로 달라요. 서로 다르게 느끼죠. 배경도 다르고 처지도 달라요. 그러니 그녀가 이해하지 못해도 그녀의 잘못은 아니죠. 그리고 레이디 허시에게 그녀가 맡은 직책을 강제로 그만두게 하거나 그녀를 해고하는 건 그다지 정당하지 않아요. 난 그녀가 신뢰받는 왕실의 일원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그녀를 다시 왕궁으로 복귀시켜서 명예를 회복해 주길 바랍니다. 그녀가 정말로 뭘 잘못한 건 아니에요. 호기심에서 질문을 좀 한 것뿐이죠. 누구에게나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잖아요.
그녀는 외교관이 아니에요. 그저 시녀일 뿐이죠. (네, 스승님) 그녀는 왕실과 여왕, 왕자에게서 사랑받아왔지만 외교관은 아니죠. 외교관이 되는 훈련은 받아본 적이 없을 겁니다. 그저 여왕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훈련해왔겠죠. 그녀는 항상 여왕 곁에서 여왕의 요구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으니까요. 그러니 여왕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알아야 했던 겁니다. 그리고 그게 일종의 습관처럼 된 거죠. 아니면 그냥 무신경했던 겁니다. 사람들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한 거예요.
대부분의 백인들은 자신들의 국적이나 배경에 대해 그렇게 예민하게 느끼지 않으니까요. (네) (그렇습니다, 스승님) 유색인종들만 그렇죠. 그들이 자기 나라에 있다면 물론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다른 나라에 있다면 그처럼 너무 눈에 띌 거고 그럼 자신의 피부색에 대해 약간의 열등감을 가질 수 있어요. 사람들이 계속 그들에게 일깨워주니까요. 『어디서 왔죠?』라고요. (네, 스승님. 맞습니다) 그러니 이건 아마도 오해일 거예요. 난 그렇게 생각해요.
왕실은 풀라니 여사에게 실제로 재방문을 청했어요. 아마도 그녀에게 다시 사과하거나 화해하려는 의도였을 거예요. 이제 시간이 좀 있으니까요. (네) 왕실은 그 사건 이후 그녀를 다시 초대했어요. 그들이 인종차별주의자라면 그렇게 신경 쓰지 않겠죠. 그냥 그 일을 넘기면서 『오해였어요, 미안해요』라고만 했을 겁니다. 그게 끝이었겠죠. 헌데 그녀를 궁으로 다시 초대했어요. (네. 맞습니다, 스승님) 네. 그리고 국왕의 첫 왕실 연회에 국왕은 남아공 대통령을 초대했어요. (네, 스승님) 그 연회에 유색인종이 더러 참석한 것을 봤어요.
난 뉴스를 통해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봤습니다. 그리고 웨일즈 공작부인 캐서린 왕세자비는 옆자리 유색인종인 분과 대화하고 있었어요. 심지어 그녀는 국왕이 말하고 있는 것도 잊었죠. 왕이 연설하는 중인데 그녀는 이 사람과의 대화가 너무 흥미로워서 멈추는 걸 잊은 거예요. (오)
그러니 인종차별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해요. (네, 스승님)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고의가 아니에요. (네, 스승님) 아마도 이 시녀는 여왕의 시녀라는 지위 때문에 평생에 걸쳐 수많은 연회에 참석했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미 다른 피부색과 다른 직책, 다른 특권을 지닌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알고 있을 거예요. 그러니 의도적으로 손님을 모욕하려 한 건 아닐 거예요. 그렇게 할 이유가 있나요? (없습니다)
네. 그녀는 평생 여왕과 왕실과 그들의 명성을 보호하려고 노력해 왔어요. 그녀가 중요한 손님을 모욕할 이유가 있나요? 그건 논리적이지 않죠. 그게 다예요. 네. (이해했습니다, 스승님) (네, 스승님) 그러니 난 풀라니 여사가 자선활동가이자 한 자선단체의 대표로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 일을 용서하고 시녀인 레이디 수잔 허시와 화해하길 바랍니다. 그냥 친구가 되는 거죠.
Media Report from Sky News – Dec. 17, 2022 Reporter(f): 『레이디 수잔 허시가 응고지 풀라니 대표를 만나 지난달 왕궁 행사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고 버킹엄궁이 밝혔습니다.
Bundock(f): 알려진 바로는 만남이 오늘 다소 일찍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만났고 시종 『훈훈하고 이해심 있는 분위기』였다고 하는데요, 만남의 자리에서 『레이디 수잔은 풀라니 씨에게 자신이 한 발언과 그로 인해 그녀가 받은 심적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풀라니 씨는 그녀의 사과를 수락했으며 악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계속 보고를 받아온 국왕과 왕비는 『환영할 만한 결과』라고 말한 것에 대해 『양측이 도달해서 기쁘다』는 심경을 전했다 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크게 만들 필요 없어요. 결국 우린 아무것도 아니죠. (네) 모두 무명으로 죽을 겁니다. (네, 스승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