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교 스님인 도겐 선사는 일본에서 선불교의 조동종을 설립했습니다. 조동종은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으로 좌선을 장려합니다. 이 불교 스님은 역사상 가장 주목할 선사 중 한 분이며 뛰어난 시인입니다. 도겐 선사는 방대한 저술로 유명하며 95으로 구성된 쇼보겐조(정법안장) 그의 말과 시, 주석서 모음집인 영평행록, 일본 최초의 선승 규정인 영평청규가 있습니다.
도겐 선사는 좌선 수행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또한 깨달음의 경험을 완전하게 하는 시로도 유명합니다. 『도겐의 선시-영원한 평화의 산에서 온 시』라는 책은 도겐 연구 학자인 스티븐 하이네의 책입니다. 이 책은 도겐이 지은 31음의 일본 단시, 즉 와카 모음집을 전부 번역하고 덧붙여 스승의 한시를 발췌하여 번역하였습니다.
이 책은 도겐 스님의 독특한 자연주의 선 방식과 심미적 철학에 대해 뚜렷하고 깊은 통찰을 보여줍니다. 영적인 시들은 사랑의 의식을 고양시키고 영혼을 달랜다고 합니다.
이제 『도겐선사의 선시: 영원한 평화의 산에서 온 시』의 2부 3장의 시들을 발췌하여 소개하겠습니다.
법화경에 대한 다섯 편의 시
밤과 낮 낮과 밤으로/ 불법의 길은 일상의 삶/ 우리 마음은 행동마다/ 경전의 부름에 공명하네/ 원숭이의 신비한 울음소리/ 산봉우리에서 울려 퍼져/ 아래계곡으로 메아리치네/ 경전을 설하는 소리/ 경전의 본질을 얻으면/ 번화한 시장의 소음도/ 진리의 설법이 아닌가?
다채로운 산의 빛깔/ 계곡을 흐르는 시내/ 모두가 하나일세/ 석가모니 부처님의/ 몸과 목소리/ 모두가 감탄하네/ 햇빛을 가르며/ 빠르게 달려가는/ 기품 있는 말에/ 그러나 깨닫는 자 적네/ 덧없는 이 모습이/ 불법의 방식임을
교리에 관한 시
불법은 높은 절벽 위로/ 밀려온 굴처럼/ 파도가 암초 해안을/ 이야기처럼 강타하여/ 그곳에 이를지라도/ 굴을 씻을 수는 없네/ 진정한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네/ 그러나 무한한 하늘의/ 깊고 푸른 색처럼/ 세상의 어디에나 있는/ 모든 사람이라네
봄바람 속에서/ 복사꽃이 떨어져/ 흩날리네/ 어지러운 잎과/ 가지들 속에/ 모든 의심을/ 한편으로 밀어내네/ 40년이 훌쩍 지나갔네/ 태양과 달의/ 길을 따라/ 밤낮으로/ 토끼와 까마귀처럼/ 하늘을 빠르게 여행하네
깊고 깊은 산길에서/ 도를 찾으면서/ 은거 속에서/ 나는 원래의 집을 찾았다: 깨달음!/ 봄에는 벚꽃이 피고/ 여름에는 뻐꾸기가 노래하고/ 가을에는 달이 빛나고/ 겨울에는 찬 눈이 내린다/ 계절은 얼마나 순수하고 맑은가!
물새는 오가며/ 흔적을 남기지 않지만/ 오가는 길은/ 절대 잊지 않네/ 언어에 한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표현되네/ 그렇듯 문자로/ 표현할 수 있지만/ 다 쓰지는 못하네/ 이것은 원앙일까/ 떠다니는 갈매기일까?/ 난 말할 수 없네/ 하얀 볏이/ 파도 사이로/ 오르내리고 있네
논을 지키는 것 같지는 않네/ 언덕에 서 있는 허수아비: 허나 쓸모 없지는 않네/ 한밤중에/ 달빛이 떠다니는/ 작은 배를 가두니/ 파도에 휩쓸지 않고/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네/ 본래 고향에서 피는 꽃은/ 영원하기에/ 봄철이 오고 가도/ 그 빛은 사라지지 않네
암자에서 즉흥적으로 지은 은거 시 (31음 단시)
잠자거나 깨어있는 매 순간/ 나의 초막에서 이 기도를 드리네/ 석가모니 부처님의 자비가/ 이 세상을 감싸기를/ 내가 뭘 이룰 수 있을까?/ 아직 부처는 아니지만/ 승려의 몸으로 뗏목이 되어/ 중생들을 피안으로 데려가겠네/ 접시꽃 축제날/ 석가모니 부처님의/ 지복의 불법을 만날 기회/ 간단히 말해/ 내가 다른 길을 따르고 싶어질까?
네 마리 고통의 말/ 네 대의 자비의 마차/ 그들을 타지 않고/ 어떻게 참된 도를 찾을 수 있을까?/ 산봉우리처럼 높고/ 계곡처럼 깊이/ 황혼의 매미 소리/ 하루를 노래하는데/ 벌써 지나갔네/ 그들 시선이/ 내가 말하는/ 말의 꽃잎에 닿을까/ 봄바람에 흔들려/ 자유롭게 흩날리는/ 마치 꽃의 노래의 음표처럼?
봄이 분명하네/ 꽃 향기가/ 산바람에 돌아/ 봉우리와 계곡에/ 두루 퍼져가니/ 에치젠의 여행자는/ 아마 소매로/ 내 슬픔을 감싸네/ 본래 주인의/ 자비에 가려진/ 나의 핑계/ 육도에서/ 미망의 길만 따라가네/ 자신의 속임수를 쫓는/ 마음의 헛된 꼬부랑길/ 긴 밤/ 꿩의 긴 꼬리처럼/ 길다네/ 새벽 빛이 뚫고/ 들어오네
나의 벗들이/ 육도를 전전하네/ 아버지를 알아보겠네!/ 어머니도 계시네!/ 맑은 달을 바라보니/ 열린 하늘처럼/ 마음을 비추네/ 그 아름다움에 이끌려/ 그 그림자에/ 자신을 잃어버리네/ 육도를 돌아다니며/ 나라의 일곱 부처님의/ 근본 말씀을 찾네/ 그것은 모든 길에/ 끊임없이 스며있네
헝클어진 머리처럼/ 시작과 끝의/ 순환하는 망상/ 곧게 펴질 때/ 꿈에서 깨어나리/ 여름, 겨울/ 둘 다 형언할 수 없네/ 에치젠 산맥을 건너/ 하얀 눈송이 떨어지고/ 천둥이 치네/ 어젯밤 내내/ 그리고 오늘 아침까지/ 깊고 깊은 산속에/ 눈이 내린다/ 아, 내 집에서/ 가을 낙엽이 흩어지는 걸 본다/ 잠자거나 깨어있는/ 매 순간/ 초막에서/ 오 이 기도를 드리네/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구하도록 애쓰게 하소서
시간- 나태함 속에서/ 너무 쉽게 낭비했다/ 도를 찾기 위한 시간은/ 이미 다 사라졌다/ 바로 이 순간/ 귀와 소리를 방해하지 마라~목소리도 없고/ 말하는 이도 없네/ 마음은 실체가 없지만/ 볼 수는 있네/ 몸의 유일한 구속은/ 이슬과 서리 같다네/ 식물과 나무는/ 심장이 없어도/ 시간이 지나 시드네/ 이걸 보고/ 누가 낙담하지 않을까?/ 땅 위의 꽃뿐 아니라/ 이 마음도/ 깨끗한 하늘의/ 천상 정원처럼 순수하네/ 여기저기 나타난/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네